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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에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이 있을까? 단순 직종부터 전문적 직업까지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은퇴 이후의 유망 직종 (시니어 일자리)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 이후에도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균 기대수명이 83세를 넘어선 대한민국에서 은퇴 연령은 여전히 60대 초반에 머물러 있어, 경제활동 가능 연령과 은퇴 시기의 간극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니어들은 제2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기존 경력을 살려 재취업을 도전하고 있다.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시니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체력 소모가 적고, 일정 조절이 가능한 직종이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고령자 고용 동향’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 중 약 62.3%가 은퇴 후에도 일정 수준의 경제활동을 원한다고 답했다. 특히 고령자의 약 45%는 단순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경비원,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초등학교 안전지도사, 지역 도서관 안내 보조 등의 직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사회적 기여와 소속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비교적 적은 스트레스와 규칙적인 근무 환경을 제공받는다. 예를 들어, 부산시에서는 ‘9988 시니어 일자리 사업’을 통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 약 8,000명에게 지역 기반의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참여자의 87%가 ‘삶의 만족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근래 들어 배달 물류 분류 보조나 공공기관 내 보조 인력 같은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지 않으면서도 꾸준한 수입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일자리에 대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70만 개의 시니어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 상태를 고려한 적합한 직종 선택과 개인의 생활 방식에 맞는 유연한 근무 환경이 병행되는 것이다.
전문성을 살린 재취업 기회
은퇴 전 쌓아온 전문성과 경력을 바탕으로 제2의 직업을 갖는 시니어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교육, 금융, 법률, 건축, 의료 등의 전문직 은퇴자들은 멘토, 강사,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예컨대, 서울 소재 중학교에서 30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박정자 씨(68세)는 은퇴 후 서울시 평생학습관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월 평균 170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한, 한국무역협회는 퇴직한 무역 전문가 150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해외 진출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기업의 만족도는 92%에 달할 만큼 실효성이 높다. 이외에도 대기업 퇴직 임원들이 전문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시니어 자문단’ 제도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은 전직 임직원에게 R&D 전략 수립,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조직 문화 개선 등과 같은 분야에서 자문 역할을 맡기며 상호 윈윈(win-win)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의 전문직 비중은 18.7%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는데, 이는 단순 업무를 넘어 고부가가치 영역에서도 시니어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들은 정규직보다는 시간제, 프로젝트성 업무를 많이 선호하고, 일보다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시대, 새로운 직업 기회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고령자들도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며 새로운 직업 세계에 도전하고 있다. 2023년 고용노동부가 시행한 ‘시니어 디지털 역량강화 프로그램’에는 전국적으로 2만 명 이상의 60세 이상 고령자가 참여했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스마트폰 활용, 유튜브 운영, 전자상거래 교육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시니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66세의 박순자 씨는 ‘할매의 인생요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18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였고, 월 광고 수익은 200만 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시니어들이 기존의 경험과 지혜를 콘텐츠화하여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수공예품이나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시니어 창업자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와 카카오가 공동 운영하는 ‘디지털 시니어 스쿨’은 1:1 맞춤형 교육을 통해 시니어의 기술 적응을 돕고 있으며, 교육 수료자의 68%가 온라인 기반 수익 활동을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히 비대면 시대에 맞춰 시니어 전용 콜센터 운영, 원격 상담사, SNS 마케터 등의 직무도 확대되고 있다. 고령자 고용 전문가 김현수 박사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니어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핵심”이라며, 향후 시니어 전용 온라인 플랫폼과 AI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강조했다. 과거 단순노동에 국한되던 고령자 직업군이 이제는 창의력과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역량은 시니어 고용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다. 다양한 경력과 지혜를 지닌 시니어들은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여 경제적 자립과 자아 실현을 동시에 이루는 삶을 이어갈 수 있다.